은행
비은행 44%까지 키운 KB…이재근이 찾는 ‘새 성장동력'은?
- [이재근號 KB금융]②
3분기 누적 순익 5조7921억…증권 약진에 수익구조 다변화
WM·연금부터 기업금융·AI까지…계열사 시너지 강화 관건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KB금융그룹이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를 4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증권과 보험, 카드 등으로 수익 기반을 넓히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이재근 글로벌·자산관리(WM)·중소기업금융(SME)부문장에게는 새로운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이미 확보한 고객 기반과 자본을 활용해 기존 사업의 성장 한계를 넘어설 추가 수익원을 발굴하는 일이다.
특히 예금에서 투자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와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는 KB금융의 사업구조 전환을 재촉하는 요인이다.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개별 경쟁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자본시장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5조79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규모다. 비은행 계열사의 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40.1%로 집계됐다.
특히 KB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67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4.9% 증가했다. 그룹 전체 순이익의 약 18%에 해당하는 규모다. 증권업 호조에 힘입어 그룹 순수수료이익도 4조8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5% 늘었다.
은행의 안정적인 이자이익에 자본시장 관련 수익이 더해지면서 이익구조가 다변화된 셈이다. 다만 KB증권의 3분기 단독 순이익은 271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9.5% 감소했다. 증시 환경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이 달라져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WM·연금 재설계…’머니무브’를 그룹 성장으로
KB금융이 제시한 차기 성장전략도 이 같은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7월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2027~2029년 중장기 전략의 5대 핵심 과제로 ▲WM·연금 사업모델 재설계 ▲중소법인 영업 경쟁력 강화 ▲기업투자금융(CIB)·자본시장 협업 확대 ▲보험·투자운용 역량 강화 ▲인공지능(AI) 전환 가속화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WM·연금은 은행의 고객 기반을 비은행 사업의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 핵심 분야다. 고객 자금이 ▲예·적금에서 주식과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연금상품 등으로 이동하더라도 KB증권과 KB자산운용, KB라이프생명 등 그룹 계열사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면 고객 이탈을 줄이면서 수수료 수익을 확대할 수 있다.
관건은 상품 판매 확대를 넘어 고객의 생애주기에 맞춘 종합 자산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은행의 예금 고객을 투자 고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증권의 상품 경쟁력과 운용사의 투자 역량, 보험사의 노후보장 기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결합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이 내정자가 국민은행장을 거쳐 지주에서 WM과 SME 사업을 직접 총괄해왔다는 점도 주목된다. 은행 영업 현장과 지주 차원의 사업전략을 모두 경험한 만큼 기존 고객 기반을 그룹 전체의 성장동력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증권에 1.7조 투입…기업금융·자본시장 연결
KB금융은 올해 KB증권에 두 차례에 걸쳐 총 1조7000억원을 증자하며 자본시장 사업 확대에 나섰다. 지난 2월 7000억원에 이어 6월 1조원을 추가 투입해 기업금융과 발행어음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종합투자계좌(IMA) 등 신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증자는 성장성이 높은 비은행 사업에 그룹 자본을 적극 배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도 과제로 남는다.
기업금융 역시 단순한 대출 확대에서 벗어나 사업 영역을 넓혀야 한다. 국민은행이 확보한 중소·중견기업 고객을 KB증권의 회사채 발행과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자문 ▲투자금융 등으로 연결하면 기업 성장 단계별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확대와도 맞닿아 있다. 기업에 공급하는 자금의 규모뿐 아니라 유망 산업과 성장기업을 발굴하고 투자 성과를 창출하는 역량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서는 은행과 증권의 협업은 물론 투자위험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체계도 뒷받침돼야 한다.
보험·글로벌·AI까지…성장전략 실행력이 관건
보험 부문에서는 수익성 관리와 신성장 사업 육성이 동시에 요구된다. KB손해보험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8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했다. KB라이프생명 역시 2106억원으로 17.3% 줄었다. 보험 계열사의 실적이 뒷걸음질 친 만큼 보장성보험과 시니어 사업 등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글로벌 사업도 이 내정자가 직접 총괄해온 분야다. 해외 사업의 외형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영업 기반과 자산건전성을 관리하면서 실질적인 이익 기여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사업에서 축적한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역량을 해외 시장에 어떻게 적용할지도 과제로 꼽힌다.
AI 전환은 이들 사업을 연결하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고객 분석과 ▲맞춤형 상품 추천 ▲기업금융 심사 ▲위험관리 등에서 AI 활용도를 높이면 계열사 간 협업의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
이 내정자는 오는 11월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양종희 회장 체제에서 구축한 사업 기반을 이어받는 동시에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앞서 이 내정자는 9월 14일 차기 회장 후보 선정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내 금융그룹 1등이라는 것이 더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그룹 간 순위 경쟁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은행·증권·보험·카드의 고객과 자본을 연결해 지속 가능한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지가 이재근 체제의 핵심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에이프릴바이오, 바이오 유럽 참가…기술수출·외부 신약 도입 논의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이데일리
[KS 미디어데이] 1차전 선발 공개됐다, 대니엘 내세운 KT vs 최원태 믿는 삼성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한숨만 쉬던 주식이었는데"…11% 급등에 한화 개미들 '화색'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한투증권·포스코퓨처엠 출격…AA급 우량채 발행 잇따라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대원제약 '펠루비' 관절염 넘어 수술 통증까지…18개국 수출 승부수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