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안 먹고 크는 영양제 시장]②
구매 경험률 5년 내 최고치…저가·소용량 제품 뜬다
영양제 넘어 체중 관리·프로틴·이너뷰티 등 소비도 ↑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웰니스’(건강한 일상) 관련 시장이 확대되면서 영양제의 소비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약국에 한정되던 영양제 유통 채널은 드럭스토어·균일가 생활용품점·편의점·온라인몰로 확대됐다.
구매 접점이 늘면서 영양제를 바라보는 인식을 바꿨다. 질병 예방이나 치료 목적으로 챙겨 먹던 역할을 넘어, 뷰티·헬스케어와 결합한 자기관리 기호품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나아가 가격 부담을 낮춘 소포장 제품부터 젤리·음료·샷 등 간편하게 섭취하는 새로운 유형의 상품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영양제 구매는 일상의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웰니스 전문’ 올영, ‘가성비’ 다이소
거대 웰니스 시장의 성장세는 주요 유통기업들이 영양제를 핵심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특화 매장과 단독 라인업을 쏟아내는 계기가 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6 한국 웰니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웰니스 시장은 2024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7.6% 성장해 9조8000억달러(약 1경2986조9600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 시장 또한 2024년 기준 1190억달러(약 157조7000억원)로 세계 12위권에 안착했다.
시장 대응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CJ올리브영이다. 웰니스 전문 플랫폼 ‘올리브베러’를 내세워 온·오프라인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올해 1월 서울 광화문에 올리브베러 1호점을 연 올리브영은 지난 4월 서울 강남역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다. 올리브영은 현재 ▲광화문점 ▲강남역점 ▲스타필드안성점 ▲코엑스몰점 등 총 4곳의 올리브베러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연내 성수와 명동 등 외국인 관광객과 2030세대 유입이 많은 서울·수도권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1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온라인 연결성도 강화했다. 올리브베러는 올리브영 애플리케이션(앱) 내 앱인앱(App-in-App) 서비스로, 섭취 대상·목적·성분별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제품 섭취 방법과 기능 등을 안내한다. 영양제 섭취 시간을 알려주는 ‘루틴 알림’ 기능도 제공한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리브베러의 온·오프라인 입점 제품 수는 출시 초기 1만3000여개에서 현재 약 2만개까지 증가했다. 지난 8월 말 기준 웰니스 상품 매출은 올리브베러 론칭 초기인 지난 2월 말 대비 49%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영양제 매출은 35% 정도 증가했다. 제형별로는 ▲웰니스샷(131%) ▲젤리(92%) ▲프로틴(71%) 등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다이소도 작년 2월 영양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전국 200여개 매장에서 대웅제약·일양식품·종근당 등 3개 업체의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약 30종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입점 업체와 상품 수는 25곳·220종까지 늘었다.
다이소는 한 달분 기준 평균 2만~3만원선인 상품을 3000~5000원대 균일가로 판매하며 ‘초저가 건기식’ 시장을 빠르게 키웠다. 비타민·유산균·콜라겐 등 소용량 건기식 제품을 앞세워 젊은 층과 1인 가구 등의 수요를 끌어들이며 ‘입문형 건기식 채널’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다이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다이소의 건기식 매출은 1년 전보다 80%가량 뛰었다.
“일상화된 건기식…채널별 소비 방식·상품 달라”
다이소가 쏘아 올린 초저가·소포장 열풍은 편의점과 배달 플랫폼으로 순식간에 번져나갔다. 편의점 CU는 작년 7월 6000여개 점포에서 건기식 판매를 시작했고, GS25도 5000여개 점포에 도입을 마쳤다.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해 11월 대웅제약과 손잡고 3500원대 소용량 제품을 선보이며 맞불을 놨다.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은 지난 2월 동아제약과 협업해 ‘5000원 필수 영양제 4종’을 B마트 단독으로 출시하며 퀵커머스 영역까지 영양제 영토를 넓혔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 역시 늘어나는 웰니스 수요 잡기가 한창이다.
컬리는 ‘건강식품’ 코너를 별도로 운영하며 비타민, 영양제, 홍삼·인삼뿐 아니라 건강 음료, 체중 관리 상품, 프로틴, 이너뷰티, 유아동 건강식품 등을 판매 중이다. 그 결과 올해 1∼9월 건강식품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3% 늘었다. 유아동 건강식품 거래액이 92%가량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같은 기간 무신사의 건기식·헬스 보충 식품·이너뷰티 등 건강 관련 식품 거래액은 90%가량 뛰었다. 작년 연간 거래액이 1년 새 약 201% 신장한 데 이어 꾸준히 성장세다.
결국 온·오프라인 채널 확대로 건기식이 ‘치료 목적’을 넘어 뷰티와 결합된 ‘라이프스타일 소비재’로 재정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약국에 의존하던 전통 제약사에게도 높은 회전율과 2030세대 접점을 확보하기 위해 전용 기획 상품을 적극 공급하며 새로운 수익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오민정 오픈서베이 담당자는 지난 4월 공개한 ‘건강기능식품 트렌드 리포트 2026’에서 “건기식은 ‘단순히 챙겨 먹는 영양제’를 넘어 일상적 쇼핑의 영역으로 들어왔다”며 “다이소와 올리브영 등 채널 특성에 따라 소비 방식과 상품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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